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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호주 고딩생활] 호주고딩 Outdoor Education 후기 (리조트 수학여행은 잊어라)슬기로운 호주생활 2020. 11. 28. 22:50
어제서야 (이제서야 + 어제) 마음이 좀 놓였네요.
처음에는 학교에서 캠프간다고해서 어느 리조트로 가니? 라는 질문으로 당연하게 시작했는데 왠걸 한국이랑 너무 달랐던거죠.
아들도 우리도 이런 경험은 없었어서, 특히 저희 가족은 캠핑을 별로 안좋아하는지라..
농담이 아니라 준비물 준비하는데 2주 정도 걸렸습니다.
학교에서 전달해준 리스트를 보면서 이게 뭘까? 하는 것들도 생각보다 꽤 있었고, 물품 하나하나도 휴대성에 무게에 방수에 등등 고민해야하는게 많았습니다. 저희가 캠알못이라 더 그랬겠죠.
그렇게 꼼꼼하게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마지막 점검에서 학교에서 최대한 가볍게, 가능한 긴팔은 가지고 오지 말라고했다고 이것저것 고민하며 구매한 플리스는 물론 긴팔옷 포함 왠만한 옷을 다 놓고갔더랍니다.
나중에 알게된거죠 이 사실을
그런데..
아이들 일과가 새벽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걷고, 이동해서 텐트치고 비박하면서 불 피워서 밥해먹고 하는 일정으로 5일을 한다는데 @ conondale national park ,
(원래는 Fraser Isalnd 였었는데 산불도 크게 나고해서 변경이 되었다고 하네요. 좀 아쉬워했었는데 그나마 다행?인건 아이들이 캠핑가고 나자마자 다시 큰 산불이 낫다더군요. 쓰고보니 다행이 아닌데 ㅠ)
같은 시기에 저희 부부도 둘만의 여행 중이었는데 막상 저희도 산에서 있어보니 밤에는 엄청 춥더라구요.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요즘은 감기가 젤 걱정이 되는지라 고민이 좀 됐었습니다.
사실 계속 이게 찜찜해서 감기걸리면 어쩌나 열나면 어쩌나 혹시라도 다치면 어쩌나.. 여행 내내 이 고민을 ㅠㅠ
학교에서 중간중간 문자라도 주면 좋으련만 평상 시 그렇게 문자나 메일이 오던 학교에서 아무런 연락조차 없더군요. 학교에서는 평상시에는 아이들 숙제제출까지 온라인에 다 기록을 해놓는데 캠프가서는 문자 하나 없는 이 무심함 이라니.
와이프말이 한국은 학교에서 어딜 가면 도착하자마자, 아이들 노는거 중간중간 이런거 문자가 은근 왔는데 너무 다르다며.. 뭐 어쩔수 없죠 이게 호주스타일 이라면. 무소식이면 문제 없는거니 신경끊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5일이 지났네요. 저희들도 열심히 놀았는데 놀면서도 계속 마음이 쓰이고, 추우면 추워서, 햇볓이 강하면 자외선 걱정에
그렇게 꽤나 긴 5일이란 시간이 지나고 돌아오는 날이 되었습니다.
문자가 오데요.
예상보다 빨리 도착할 것 같다고 애들 데리러 오라고.
저희들이 밖에 있었던지라 부랴부랴 학교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또 공지보다 더 일찍왔다고 전화가 왔는데,
다행스럽게도 엄청 밝게 신나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기분 좋게 집에 돌아온걸 보니 마음이 놓이긴했네요.
이제는 궁금증이 생겨서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 첫날 핸드폰 있었으면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하고 싶었다고 (아이들 핸드폰은 집에다 놓고갔습니다)
- 첫날 많은 아이들이 걸으면서 울었답니다 힘들어서. 다들 집에 가고 싶다고 하면서. 다 큰 놈들이 ㅋ. 첫날 12km 정도 걸었다네요
- 문제는 둘째날인데 둘째날이 원래 산길을 17km 걷는 일정, 여기 산길도 만만치는 않기도 하고, 진짜 문제는 아이들 배낭 무게가 20kg 정도 된다는거죠. 집에서 들어봤는데 한 15~17kg 정도 되는거 같았고, 여기에 음식물 배급 받아서 넣고 간다고 했으니 가볍게 20kg은 넘었을 겁니다.
- 선생님이 첫날 애들 상태보더니 안되겠다 싶었는지 10km 로 줄여줬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완전 신나서 힘 하나도 안들었다고. 이 얘기 들으면서 원래 10km 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데요.
- 무튼 이런 이유로 2일차부터 아이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고통스런 첫날을 이겨낸 이후부터
- 3일차는 오히려 15km 정도 걸었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신나하면서 걸었다네요. 하나도 안힘들었고 서로 얘기도 하면서
- 4일차, 5일차 무사히 잘 넘어갔다고 합니다.
- 5일간 총 50km 넘게 20kg 되는 배낭을 짊어지고 이동하며 캠핑을 한거죠
- 정글의 법칙 체험판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아이도 본인 스스로의 도전이었던게,
- 우선 한국에 있을 때도 그렇고 야외에서 텐트치고 캠핑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고
- 물을 빗물을 받아놓은 야외 저수조? 같은데서 물을 받아서 약을 타먹으면서 버텼는데 나뭇잎들이 떠있는건 당연하고, 물 색이 누런색이 기본이었답니다. 참고로 아들은 수도물 맛만 나도 안 마시거든요.
- 3일짼가 되던 날 받아 먹은 물이 최고였는데 모기 유충들이 떠있는 물이었답니다. 아이들은 그 물 받아서 끌여먹었다네요.
- 이런 생각을 하고 실행하는 학교도 참 대단?한데, 그걸 보고 가만히 있는 학부모들도 참 대단한것 같고, 이걸 또 다 해내는 아이들이 더 대단한 것 같습니다.
- 음식을 먹는데 야채를 안 좋아하는지라.. 근데 엄청 먹고왔답니다. 어쩔수 없으니, 1년치 야채 다 먹고 왔다고. 심지어는 나중에는 맛도 있었다는
- 밥도 스스로 불 피워서 알아서들 해먹고
- 5일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라고 얘기는 하는데 아마 아예 안 씾지 않았나 싶기도
- 제가 신기했던것 중 하나는 5일동안 핸드폰 포함 전자기기 전혀 없이 지냈는데 지낼만했다고 하네요
또 가냐고 물어보니, 다음엔 다른거 가겠다고, 안간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제일 힘든거였다며,
그런데 어제부터 계속 하나씩 이벤트를 얘기해 주면서 스스로 뿌듯한가 봅니다.
이렇게 아들의 호주에서의, 그리고 새 학교에서의 고1 이 마무리 되었고, 저희 가족의 호주에서 2020년도 거의 마무리 되어 가는거 같습니다.
살면서 계속 느끼는 거지만 참 다르게 사는 두 나라인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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