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원숭이를 섞은 키메라 탄생과 윤리문제

오늘 세계IT기행은 IT라기보다는 생명과학 분야를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하는데요!

테마에서 약간은 벗어나지만 인간의 과학 역사에서 큰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하여 다뤄봅니다.

 

지난 4월,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학 저널인 'Cell'에 인간과 원숭이를 섞은 생명체를 만들어낸 연구가 실렸습니다. 'Tao Tan', 'Jun Wu'라는 중국 연구원의 주도하에 미국과 스페인 연구팀이 공동 연구한 주제인데요. 

 

원숭이 배아에 인간의 줄기세포를 섞은 태아를 만들었고, 이 태아는 약 19일간 생존했으며, 이후에는 윤리적인 문제로 연구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이 연구의 목적이 다른 종을 섞어서 인간 태아의 발생 과정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서 장기나 조직을 만드는 의학적 용도로 활용될 가치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Cell>에 실린 논문 이미지

연구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우리가 어떤 생명체를 만들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인간인지, 원숭이인지, 그 사이의 어떤 존재인지 모르겠다.'라며 혼란을 느끼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종간의 결합을 다루는 연구는 지금까지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지만, 점점 개방되어가는 추세입니다. 국제 줄기세포 연구협회는 키메라 문제를 언급하며 곧 규정을 바꿀 것이라는 것을 시사했고, 일본은 이미 2019년부터 인간 세포를 포함한 실험 금지를 없애고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혹성탈출'

혹성탈출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사람만큼 똑똑해져버린 원숭이와 인간의 전쟁을 다룬 영화인데요. 저는 이 연구를 보면서 혹성탈출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위의 연구진이 만든 생명체가 실제로 태어나서 자란다면 어떤 생명체가 될까요? 이는 새로운 다양성의 시작일까요 혹은 거대한 혼란의 시작일까요? 생각이 깊어지는 연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