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IT기행] NFT가 뭐길래? 일론 머스크 연인, 20분만에 60억을 번 사연은?

세계IT기행 3탄입니다.

 

저는 현재 블록체인 기업에서 사업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며칠 전, 업계가 달궈졌던 재밌는 뉴스가 하나 나왔습니다. 모두가 알고 계시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아니고, 바로 일론 머스크의 연인인 그라임스가 블록체인 기반 NFT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그림을 팔아서 65억 원을 벌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그라임스가 온라인 경매에 부친 `워 님프`(War Nymph)라는 제목의 디지털 그림 컬렉션 10점은 20분 만에 총 580만달러(65억 원)에 낙찰됐다고 하는데요. 이 컬렉션에는 NFT 기술이 적용되어서 디지털 자산 거래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럼 도대체 NFT가 뭐고,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 자세히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War Nymph>

NFT는 Non-Fungible-Token 이란 뜻으로 복제가 불가능한 토큰입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발행되는 토큰으로 본질적으로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같지만, 각 토큰마다 고유의 번호가 붙어있어서 똑같은 토큰은 없는 것이 보장되는 토큰입니다. 비트코인은 A거래소에서 사든 B거래소에서 사든 다 똑같은 비트코인이지만, NFT는 하나 당 하나의 인증 번호가 붙어있는 토큰(코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이게 왜 이슈가 되느냐? 사실 고유의 인증 번호가 붙어있는 토큰을 발행하는 것은 아주아주아주x1000 쉽습니다. 실제로도 블록체인과 별개로 이미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죠. NFT가 주목받는 이유는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는 토큰이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은 누구도 위변조할 수 없다는 탈중앙성이 기본이니만큼, 해당 토큰을 특정 이해 관계자가 삭제하거나 소유권을 변경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이렇게 상상해봅시다. 오프라인 세계에서 내가 돈을 열심히 모아서 자동차를 하나 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동차 회사가 사라지면서 그 자동차가 없어지는 거에요. 그냥 봐도 이상하지 않나요? 왜냐면 자동차는 내 것이고, 물리적 실체가 있기 때문에 회사가 사라진다고 자동차까지 사라지는 건 말이 안됩니다.

 

그런데 온라인 세계에서는 말이 됩니다. 내가 게임을 열심히 해서 아주 희귀하고 비싼 아이템을 얻었는데, 게임 자체가 망하면 아이템이 없어지는 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왜냐면 게임은 특정 이해 관계자(=게임사)가 아이템의 소유권을 변경할 수 있고, 디지털 자산이니만큼 삭제 버튼 한 번이면 없어지니까요.

 

<수억 원을 호가하는 리니지의 집행검. 리니지가 없어지면 수억 원도 없어지는 것..?>

 

NFT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누구도 조작할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에 고유 번호를 박은 토큰을 올려놓고 소유권을 적어놓는다면, '내 것'이라는 것을 온라인 세계에서도 독립적으로 확실히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NFT를 디지털 자산, 자격 증명, 거래 이력 증명, 게임 아이템 등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몇 년 전 NFT를 게임에 활용해 큰 이슈가 됐던 크립토키티라는 게임이 있었는데요. 그냥 자신만의 고양이가 있고, 고양이들을 교배시켜 독특한 고양이가 나오면 그 고양이를 사고 파는 게임이었습니다. 이슈가 됐던 것은 블록체인 기반 NFT를 활용해서 고양이의 소유권을 인정해주고, 복사본이 없는 유일한 고양이라는 것일 인정해주었을 뿐인데, 당시 고양이가 한 마리가 약 1억 2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크립토 키티>

 

이미 NFT 디지털 자산 거래 금액이 2천억 원 이상이라고 하니, NFT의 존재 이유가 확실해지는 것 같네요. 물론 어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쓰느냐에 따라 충분히 조작될 수 있고 삭제될 수도 있지만, 요즘 주목받는 메타버스 혹은 디지털 세상에서 이 자산이 내 것이다!를 확실히 주장할 수 있는 기술로서의 NFT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